[스카이&땅] 카지노
매니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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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1 10:48
인간이 앉아서 하는 행위 중에 가장 흥미 있는 게 도박이라고 한다. 인간 본성인 승부를 즐기며 운이 좋다면 돈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잃을 수 있지만 짜릿함도 적지 않다는 논리다. 사행심을 부추기는 도박에 대해 각국이 법률로 철저히 규제하고 있는 이유다. 형법상 ‘불법’으로 규정된 도박이 허용된 ‘합법’적 공간이 바로 카지노다. 카지노·경마 등 도박 관련 사업장이 망했다는 얘기를 여태껏 들어본 적이 없다.
도박의 상징이 된 카지노는 중세까지만 해도 귀족들의 실내 사교장이었다. 사교댄스와 당구·도박 등이 주로 성행했다. 도박에 빠져드는 인간의 얄팍한 본성을 자극하며 정부가 돈벌이를 목적으로 허가해 준 게 오늘날 카지노다. 18~19세기 때 얘기다. 수익은 주로 왕실 통치자금으로 쓰였다. 이 무렵 생겨난 게 지중해 연안 모나코 왕국의 몬테 카를로 카지노·이탈리아의 산레모다. 지금까지 그 명성은 화려하다.
우리나라에도 외화 획득과 관광업 발전을 위해서 서울·제주 등지에 카지노 10여 곳이 개설돼 있다. 내국인이 유일하게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가 강원도 정선군의 강원랜드다. 폐광지역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2000년 10월 문을 열었다. 카지노에 빠졌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외제차를 타고 왔다가 돌아갈 때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슬롯머신·블랙 잭·바카라 등이 카지노에서 이뤄지는 대표적인 게임이다. 고객과 딜러의 싸움, 즉 사람과 사람의 대결인 블랙잭은 그나마 고객이 이길 확률이 높은 편이다. 기계와의 싸움인 슬롯머신에서 고객이 돈을 딸 확률은 30%도 채 되질 않는다.
사막 속의 관광도시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도박 수입에서 중국의 마카오에 추월당한 지 오래다. 라스베이거스가 쇠락한 게 아니라 마카오의 매출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딱히 놀랄 일은 아니다. 도박에 환장하는 민족인 중국인들이 해마다 적게는 수천만 명, 많게는 1억 명 이상 마카오에 와서 도박을 즐기니 매출이 라스베이거스를 압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여 지난달 마카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배나 급증한 147억 파타카(약 2조4300억 원)를 기록했다고 한다. 코로나 족쇄는 풀렸지만 한한령(限韓令)이 아직 여의치 않다. 국내 카지노 업계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언제쯤 볕이 들까.